들꽃처럼
그냥 아무렇게나 아무데서나 자라는
이름 없는 들꽃도 작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개성 있는 향기를 발한다
작은 꽃망울의 향기를 다가가 맡으면
진하고 독특한 향내음에
온 몸이 절여온다
나는 작은 꽃들 속에 한 마리의 노랑나비가 되어
꽃들과 어울려 자연의 사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이야기 해 보고 싶다
나는 이름 없는 들꽃이 되고 싶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들꽃이라 해도
낮에는 온갖 꽃들이 즐비하게 피어 있고
벌과 나비가 춤을 추고 시냇물 졸졸졸 흘러가는 소리와
풀벌레 소리의 향연을 들으면서
욕심도 욕망도 다 벗어버린
파란 하늘같은 마음으로
들꽃같이 살고 싶다오
밤이 되면 온갖 별들이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며 반작이고
온갖 풀 벌레가 목청껏 노래 부르는
자연에 살고 싶다네
- 정여 스님의 [ 차나한잔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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