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잔 드시게
중국의 조주선사는 도(道)를 물으러오는 납자(納子)에게 항상 '차나 한잔 들게' 하며 차를 대접 하였습니다. 누가 와도 차를 권하시니 어떤 학인은 큰 절을 하면서 "스님의 도를 잘 배워 갑니다." 답을 하기도 하고 어떤 학인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어정쩡하게 차만 마시고 자리를 뜨곤 했습니다.
옆에서 이 모습을 항상 지켜보던 시자가 하도 궁금해서 "선사님께서는 누가 도를 물으면 한결같이 '차나 한잔하게' 하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말속에 무슨 깊은 뜻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조주선사는 빙그레 미소를 띠우시고는
"아 그런가. 자네도 차나 한잔 들게나." "자네도 차나 한잔 들게.."
이 평범한 말 한마디 속에 그대로 도(道)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도는 달리 특별한 것이 아니고 아침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때까지 생활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선(禪)이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차별(差別)없는 마음가짐, 분별(分別)없는 마음가짐 그대로가 평화로운 마음이며 그대로 진리이고 진아(眞我)이고 불성광명(佛性光明)인 것입니다.
-경자년 동안거회향 특별대법회-
[늘 깨어서 자신을 보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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