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승려들이 정월대보름까지 석 달 동안, 외부 출입을 끊고 수행하는 '동안거'가 해제됐습니다.
구도를 위해 또다른 ?여정에 나서는 스님들, 함께 만나보시죠.
김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내연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 년 고찰 보경사.
날이 저물도록 풍경 소리만 울려 퍼집니다.
청량한 죽비 소리에 수행이 시작됩니다.
하루 10시간씩 석 달.
입을 닫고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니 참된 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정여 스님/동안거 수행 스님 : "마음이 고요하고 안정이 되어서 흔들림 없는 마음의 경지는 사람의 마음을 아주 싱그럽게 하고 맑게 해줍니다."
범종의 울림과 함께 동안거 마지막 날 새벽이 열립니다.
60번이 넘는 동안거를 거친 노승에게도 화두와의 씨름은 늘 새롭습니다.
철산 스님/포항 보경사 선원장 : "나는 어디서 왔느냐 이것 역시 없는 것에서 나왔다. 이 없는 것은 어디서 나왔느냐. 그것도 없는 데서 나왔더라 이겁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긴 수행이 끝납니다.
스님들은 석 달 전 메고 온 바랑을 다시 짊어집니다.
"화두를 의심하고 또 의심해서 끈기있게 수행하다 보면 결국은 화두와 하나가 되고…."
바람따라 물 흐르듯, 절 문을 나서며 이들은 또다시 긴 깨달음의 구도 여행을 시작합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